그냥 웃고 싶을 때

과부 동동주 나도 한 잔 마셨네

체리77 2019. 8. 1. 02:42

과부 동동주 나도 한 잔 마셨네

 


과부가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는 동네 일꾼들도 일을 곧잘 해 주었는데,

남편이 죽고난 후론같은 품삯을 주어도

영 일이 되질 않았다.

 

전 같으면 사흘에 끝낼 모심기도 일주일이 걸려도

끝내지 못할 정도로지지부진했다.

 

동네 일꾼들이 아침부터 과부댁 논에 들어가

모를 심지만 품삯 받고 하라는 일은 않하고

과부 엉덩이가 어떻고 , 한 번 안아 봤으면 저떻고

저희들끼리 찧고 까불며 킬킬거리다 보면

일도 않되고 해는 서산 넘기 일 수였다.


 

생각타 못한 과부가 고심끝에 묘책을 찾아냈다.

이튿날 아침 일하러 온 첫 번째는 박서방,

과부는 박서방을 뒤안으로 불러 눈웃음 치며

동동주 한 대접을 떠주고

이렇게 말했다.

 

"박서방님,

이 동동주는 박서방에게만 드리는 거예요.

다른사람한테 는 절대로 말하지 마세요.


약속하시죠?."

박서방은 과부가 떠 준 한 잔의 동동주와,

귀에 대고 은밀하게 속삭인 달콤한 음성,


 

그는 숱한 연적들을 물리치고

드디어 백마 탄 기사가 되었다.


이 같은 일이 이 날 일 하러 온

조서방 장서방 홍서방

최서방 김서방 권서방

송서방 신서방 민서방

정서방 모든 서방 잡놈들이

과부 동동주 한 잔씩을 얻어 마셨고 귀에 대고

나그나긋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에 너도나도

백마 탄 기사가 되어 논으로 달려 갔다.


포동포동한 과부의 우유빛 속살을 생각하고

머지않아 그녀를 품안에 안는다고 생각하니

입속에는 침이 꿀꺽 넘어가고

일 손은 가볍고 신바람이 절로 났다.

   

그리고 뭍 사내들 중에 오직 나만이 선택받은

행운아라고 조서방 최서방

홍서방 등등모든 잡서방 놈들이

혼자서 딸딸이를 치고 있었다.


이 날은 그 어느 누구도과부 엉덩이타령을

부르는 놈이 없었다.

 

그렇게 해서 일을 일찍 끝낸 잡놈의 서방들이

냇가에서 손발을 씻을 때,

평소 입방아 잘 찧는 촉새란 별명의 홍서방이

누구에게도 말하지말라는 과부의 입 단속을

잊어버리고,

입이 근질근질해 불쑥 내 뱉는 말,

 

"자네들은 헛거여,


나는 오늘아침 과부 동동주 얻어 마셨네"

그러자 일제히 쏟아지는 잡놈의 서방들이 지르는 함성,

"? 뭐라구?

나도 오늘 아침 과부 동동주 마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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