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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2)率香/손숙자

체리77 2018. 12. 16. 09:15
 

세월(2) 率香/손숙자 어설픈 세월이 잔설을 뒤로하고 어기적어기적 이며 저만치 가고 있다 해수에 잠긴 해가 검붉은 피를 토하듯 여명 속으로 몸을 가려 무릇 가지마다 한점 도려낸 살점 걸어놓고 나 오기만 기다리는가 생각도 없는 내 육신 인고의 세월 속으로 발소리마다 사름 담아 그저 따라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