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웃고 싶을 때

[스크랩] 이 못난 내 청춘아~

체리77 2013. 9. 23. 02:58

이 못난 내 청춘아~


전 원래 그저 밥술이나 먹는 가정에서 태어나

능금꽃 곱게 피는 과수원 집에서

부모님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답니다.

 


어려서부터 일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동네형들이 딱지나 구슬치기 하는 것을 보고


아르바이트의 필요성을 느껴


가스 배달업을 필두로


신성한 노동의 현장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영차!!! 끄응~~


초딩때는 엉뚱한 장난도 많이 쳤고


워낙 개구장이 기질이 강해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지냈답니다.

공부는 무슨 얼어죽을....?


글씨부터가 개판이었어요.


중딩때도 책가방만 들고 다녔지 뭐


공부하고는 별로 친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교실에서 장난치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요.


 

나보다 높이 올라올 수 있는넘 있어?


짜슥들! 까불고 있어~~


고딩때는 공업이나 가정이란 선택과목들을 놔두고


기술 과목을 선택했어요.


나중에 뭐 먹고 살만한 기술을 배우는 줄 알고서리...


수업시간에 "기술" 책 카바에다 이렇게 낙서하다가


선생님께 들켜 된통 맞았아요. 개패듯이요. 흐윽~~


누가 이마빡에다 "미성년자"라고 써서 다니나요?


갖은 협박과 어려운 바리케이트를 뚫고 술과 담배 사는 것은


당연 그 분야 베테랑인 나의 주특기였어요. ㅋㅋㅋ~~


童眼이 죄라면 죄이지요. 흠흠!


그까잇꺼 뭐!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막바로 산업 전선에 뛰어 들었어요.


음식 배달을 시작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주문이 줄어들더니


끝내....주문이 끊어지고 음식점이 망했어요.


아! 바람을 가르며 머리카락 흩날리던 그 시절이여!!!!


그럭저럭 나이가 되어 군대에 입대하였답니다.


틈나는대로 건빵에다 화투를 그려


용돈벌이도 하고 그랬지요.


짭짤했어요....

죽염보다도 더~~


군에서 제대를 하고 노래방 종업원으로 취직을 했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어 매상도 많이 올렸건만......


사장님이 휴가 다녀오자마자 정신병? 하면서 기분 나쁘다고....


또 너무 싸게 팔았다고


나를 내쫓아 버렸어요. 하이고! 억울혀~~


그래서 취직한게 중고차 딜러인데


손님들이 제가 출퇴근하는 차를 보고는


모두가 계약 직전에 취소를 하는 사태가... 흐윽~~


그래서 두달 만에 관두게 되었어요.


단 한대로 못판채....


에휴~~ 이놈의 똥차 때문에 으흑~~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전남 영광에 직접 차를 몰고가 차떼기로 사서


수산물 유통업에 뛰어 들었는데....


경기가 불황이라 손님은 없고 x파리만 꼬였으니. 흐윽~~


이번에는 생선과 야채로 승부를 내보리라


굳은 다짐을 하고 시작했으나....


죽은 척하던 생태가


찬 날씨에 얼어버려서.....


거짓말쟁이라꼬 시장통에서조차 퇴출을 당하고...

 

엉엉~ 어엉엉~~~


장사를 해봐도 여의치 않고


또 장사 체질도 아닌 것 같고....


설상가상으로 올봄에는 머리를 다쳐

 

머리통도 흔들리니


또 다시 백수 신세로 돌아갈 수 밖에....


요즘은 부근에서 누가 버린 자전거를 나무를 덧대어

 

 수리해서 타고 다니는데


안장이 없어 궁둥이가 몹시도 덜컹대는구만요. ㅎ~


뒷바퀴는 다방 아가씨들이 타는 작은 오토바이

 

바퀴를 빼다 달아서 묵직하고 좋은데


브레이크가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예쁘디 예삔 사랑방 여인들


야타! 한번 해보실래요? ㅎㅎㅎ~


며칠전 동네 냇가 산책로에서 줄끊어진 시계 하나를 주웠는데


시간 하나는 똑 부러지게 정확하구먼요.


시계줄이야 없으면 어때요? 시간만 맞으면 되지요.


흐미~~~~


근데 시간은 왜 이리 더디가는겨?


이제 겨우 2시야?


해는 왜 이리 긴거여? 빨리 빨리 지나가라고혀.


허 참 나 원~~


그저께는 큰마음 먹고


식구들과 냉면 외식을 하러갔는데


쥔장이 아파서 쉬는지, 쉬고 싶어서

 

그냥 쉬는지....


에궁.... 냉면 한그릇 땡기기도 쉽지가 않네그려.


호주머니 먼지 풀풀 날리는 이 눔의 처지를

 

어찌 그리 잘 아시는지.....


배가 고프고 허기도 져서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다가


호주머니 탈탈 털어 올해들어 처음으로

 

리어카에서수박 한 통을 샀어요.


거금 만원이나 주고....ㅎㅎㅎ~


집에 와서 먹을라고 쪼개보니 ㅎㅎ흐윽~~


나는 왜 매사가 이럴까요?


흐~미~ 내 팔자야 ~

 

 

출처 : 수리산(修理山)
글쓴이 : 찬 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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