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 '베개' ♣
어느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부모님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 그려 오기.
"다 알았지? 부모님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물건을
하나씩 도화지에 그려 오는 거다"
선생님 말씀에 아이들은 저마다 생각에 잠깁니다.
"우리 엄마 아빠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뭘까?"
그리고는 각자 머리 속에서
그 물건들을 그려봅니다.
번쩍번쩍 금으로 장식된 플루트,
고풍스러운 도자기,
털이 뽀송뽀송한 모피 코트...
다음날 발표시간,
첫 번째 아이가 나와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말합니다.
"이건 우리 엄마가 부는 플루트인데요.
엄마는 이게 가장 소중해요."
또 다른 아이가 나왔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손도 못 대개
하는 비싼 도자기입니다.
카메라를 그려 온 아이,
승용차를 그려온 아이,
모피 코트를 그려 온 아이...
아이들의 그림 속에는 정말 비싸고 귀해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발표할 아이가
자신의 도화지를 펼쳐 보이자
아이들이 깔깔대며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아이가 들고 있는 도화지엔 쭈굴쭈굴한
베개 하나가 덜렁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이는 친구들의 웃음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이건 우리 엄마가 베고 주무시던 베개예요.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셔서 엄마는
더이상 이 베개를 벨수 없어요.
아빠는 그런데도 이 베개만은
절대 버리지 않으셨어요."
아이의 이야기가 끝나자,
순간 반 아이들을 숨을 죽이고 조용해졌습니다.
선생님의 콧날이 시큰해졌습니다.
선생님은 살며시 옆으로 다가가
아이의 떨리는 어깨를 감싸안았습니다.
"정말 그 무엇보다도 값지고 소중한 물건이구나!"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반 아이들 모두가
아이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말없이 고개를 떨군 채 서 있던 아이는
그림 속 베개를 꼬옥 감싸안았습니다.
엄마가 생전에 아이를 꼬옥 껴안아주었듯이,
그렇게 꼬옥 말입니다.
☞ (행복한 세상) ☜
♬ The Evening Bells (저녁 종소리) ♬
저녁 종소리 저녁 종소리
내가 마지막으로 저 종소리를 들었을 때
젊은 시절과 고향의 달콤한 시간을
너희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종소리는 사라지고 행복했던 지난 날들
그리고 그때는 많은 마음들이 행복했었지.
지금은 어둠속에서 지내기에
더 이상 저녁 종소리를 들을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