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글, 이쁜 글

[스크랩] 스미다 - 누리 홍선옥

체리77 2018. 11. 3. 07:34


스미다         누리 홍선옥
비가 오는 날이면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를 
다시 써요
머릿결 타고 흐르는 빗방울
훔쳐내고 또 훔쳐내도
가슴을 파고드는 빗물
그 사람 가려놓은
흔들리는 커튼
보였다 가려지는 얼굴
빗방울에 선명해요
백핸드는 이렇게 치는 거야
잊히지 않는 아, 따듯한 손길
온종일
바람에 날리는
커튼을 부여잡고
이렇게 스미고 있어요


모사리 편지지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