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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세는 밤 / 손 숙자

체리77 2018. 11. 3. 07:44

별 세는 밤  / 손 숙자
툇마루에 누워 별 세노라면 
바래진 추억이 곱살스럽게 찾아온다 
별빛 곱던 날 
돌아눕는 아낙의 박속 같은 
하얀 젖가슴에 가슴 울렁이며 
떠난 사랑의 포근함도 느끼고 
아낌없이 비워준 
할머니의 가슴팍을 파고들던 
어린 시절 그때도 그립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긴 여정 그 끝에 님의 정겨운 모습 
되돌리기 싫은 추억이 있다 
별들의 똘망한 반짝임에 
통곡하던 내 울음은 후회로 돌아와 
고스란히 내게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