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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은 / 청연 신성훈

체리77 2018. 9. 14. 09:14


 가을은      청연 신성훈
가을은 
한없이 풍요로우면서도
내겐 너무도 
참혹한 계절이다
가을은 
낙엽을 말아 올리는 
스산한 거리에 
허무의 심연 같은 눈동자다
가을은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탐욕으로 
일그러져 진실은 
눈멀고 굶주림 같은
은풍함이다
가을은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
황량하고 삭막하여
존재의 고적함을 통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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