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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가는 길 / 솔향. 손숙자

체리77 2018. 9. 1. 08:00

내가 가는 길 
              솔향. 손숙자
눈 한번 감았다. 뜨니 
하루가 가고 가는 세월은 
내 발목을 잡아끌고 거기에 
이유 없이 끌려간다 
어디까지 데려갈까 
하얀 서리 머리에 이고 
가누기도 힘든 육신 
그 처절함이 아른거린다 
백 년도 못사는 세상 
무슨 미련에 아파하며 사는지 
다들 그렇게 산다지 않는가 
가는 세월 어찌 이길 수 있으랴 
인간의 나약함이 
나라고 별수 있을까 
추하지 않고 고고하게 
하얀 목련처럼 살다가 리라 




출처 : 달나라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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