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웃고 싶을 때

[스크랩] 큰일 치루는 중에

체리77 2017. 10. 10. 06:00



      

 

어느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남자는 마루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 
살포시 열려있는 담장 쪽대문 너머로 
한 아가씨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호박밭에 다소곳이
앉아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그 모습이 마치 아침 이슬같이 생각되었다 

남자는 생각했다. 
그래! 바로 저 여자야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 그런 여자 

남자는 망설이다가 
슬그머니 그녀에게 다가가서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전 반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호박잎을 따고 있던 아름다운 그녀가 
깜짝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남자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당황스러웠는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땅만 쳐다보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겨... 
저 지금 떵 싸는 중이거든여 
다 싼 담에 말씀하실래여? ㅋㅋㅋ



출처 : 춘 향 골
글쓴이 : ,춘향골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