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가을날의 커피 한잔
귀밑머리가 희끗해져도
가을에게 허허로운 마음을 뺏기지 않고,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중년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가을단풍처럼
찬란한 빛으로 물든 중년의 가슴에는
가을이 익어가듯
연륜만큼의 열정도 익어갑니다.
한때 독버섯같던 그리움이 승화되어
아련한 추억으로 쌓여가고
뭇가슴에 못자욱처럼 새겨졌던 그리움도
이제는 밤하늘의 별처럼 아롱져 맺혀갑니다.
아직은
우리들의 삶이,
미완성된 수채화로 남겨진다 해도
어느 화가의 작품보다도 아름다울 것이요,
탈고 못한 한 줄의 시가 된다 해도
어느 시인의 싯귀보다도 영롱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또 오늘까지 살아온 우리이기에
또다시 다가오는 가을은
다정한 님을 대하듯 마중할까 합니다..
사랑과
그리움의 잔상에 조금 아파져도
가을 탓이라고 여기지 말고,
행여 생겨날
허한 가슴시림과
체한 듯 뻐근한 가슴앓이도
가을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글 : 작가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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