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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늦가을날의 도발 - 마루 박재성

체리77 2018. 12. 9. 09:16


늦가을날의 도발    마루 박재성
흐릿한 하늘
촉촉한 공기
음산한 냉기
늦가을날의 도발은
하얀 점령군을 불러오면서
그 서막을 연출하려 한다
내주어야 할 자리에
울긋불긋한 제 흔적을 
다 지우지 못해
눈의 힘을 빌려
하얗게 덮어버리고 
떠나려나 보다
하늘하늘
하얀 송이 흩날리면
나도 떠나야겠다
굴곡진 그리움의 흔적 
덮어버리고
하얀 미지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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