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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감사, 그 때 그 날밤의 사연

체리77 2018. 11. 18. 07:06
    평양감사, 그 때 그 날밤의 사연 주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열여덟살 백면서생(白面書生) 이운봉이 단봇짐 하나 달랑 메고 문경새재를 넘고 탄금대(彈琴臺)를 지나 주막집에서 겨우 새우잠을 자며 걸어걸어 한양(漢陽)에 다다라 당주동 구석진 여관에 문간방 하나를 잡았다. 관련 이미지 과거(科擧)가 한달이나 남았지만 한양 공기도 쐬고 과거 흐름도 잡을 겸 일찍 올라온 것이다. 허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않아 한달동안 먹고 잘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였다. 자신이 행랑아범 노릇을 하겠다며, 좁은 문간방값을 깎고 또 깎아 다른 방의 반값에 눌어붙었다. 관련 이미지 밤늦게 외출했던 손님이 돌아올 때면 얼른 나가 대문을 열어 주기도 하고 아침엔 일찍 일어나 마당도 쓸었다. 밥 때가 되면 여관밥은 비싸서 못 사 먹고 밖에 나가 선술집 국밥을 사 먹기도 하지만, 때 거르기를 밥 먹듯이 했다. 관련 이미지 산적처럼 생겨 먹은 여관주인은 운봉이를 제 집 하인 다루듯 함부로 심부름을 시키고 툭하면 욕을 퍼부어댔다. 하지만 안주인은 달랐다. 바깥 주인 몰래 누룽지도 갖다 주고 삶은 감자도 갖다 주며 인정을 베풀어 어떤 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관련 이미지 장대비가 주룩~주룩~내리던 밤 안주인은 닭죽에 호리병 가득 탁배기까지 챙긴 소반(小盤)을 들고 운봉이 방에 들어왔다. 바깥 주인한테 들킬세라 운봉이가 눈을 크게 뜨자 눈치 빠른 안주인은 "걱정하지 마! 그 화상은 노름판에 갔으니 내일 들어올지, 모레 들어올지 몰라." 주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렇잖아도 배가 무척 고프던 참에 소반을 차고 앉은 운봉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닭죽을 비우고 나자 안주인이 콸콸콸 탁배기 한잔을 따라 주었다. 탁배기도 단숨에 들이켜고 나자 안주인이 "나도 한잔 따라 주게." 운봉이 술을 따라주자 술잔을 서슴없이 비우고 난 안주인은 한숨을 푹 쉬더니 신세타령을 늘어놓았다. "여관에서 모은 푼돈이 좀 쌓였다 하면 이 화상은 노름판에 몽땅 처박아 버리고 화난다고 몇날 며칠 술독에 빠져 살고 아이고 아이고, 내 팔자야~~~~~" 관련 이미지 어느 덧 호리병 탁배기가 바닥나자 안주인은 부엌에서 또 한병을 들고 왔다. 마당을 가로 지르며 장대비를 맞아 홋적삼이 몸에 짝 달라붙어 40대 초반의 흐드러진 육덕(肉德)이 그대로 드러났다. 관련 이미지 아흐~~~ 운봉이의 양물(陽物)이 홑바지를 뚫을 듯이 솟아오른 걸, 적삼을 벗으며 안주인이 뚫어지게 보더니 양물을 덥석 움켜쥐었다. "나 좀 살려주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물고 빨고 법석(法席)을 떨었다. 안에서 쿵더쿵 덩더쿵 떡방아를 찧을 때마다 밖에서는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우르릉 쾅! 쾅~~~ 주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소나기 한줄기가 뿌리고 지나가자 옷매무새를 고치며 안주인이 "운봉이는 이번에 알성급제(謁聖及第)하고 나중에 감사(監司)에 오를 걸세." 운봉은 웃으며 지필묵(紙筆墨)을 꺼내 스스쓱 글을 써주었다. 안주인은 그걸 들고 호호호 하고 한바탕 웃었다. 주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세월(歲月)은 흐르고 흘러 그로 부터 20여 年의 세월(歲月)이 흘렀다. 평양(平壤) 감영(監營)에 웬 노파(老婆)가 찾아와 평양감사(平壤監司)의 이모라며 감사(監司)를 만나겠다고 떼를 썼다. 관련 이미지 평양감사(平壤監司)가 "나는 이모가 없는데...."하며 노파(老婆)를 만났더니, 뜻밖에도 바로 그 옛날 당주동(唐珠洞) 여관(旅館)의 안주인이 아닌가!  "그날 밤에 써 주었던 종이를 기름 먹여 이렇게 보관(保管)하고 있었습니다. 감사(監司) 어른." 그때 장난으로 써 준 종이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감사(監司)가 되면 천냥으로 이 은혜(恩惠)를 갚으리다. 이운봉" 주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감사(監司) 덕택에 평양(平壤) 구경까지 잘하고, 보름 만에 한양(漢陽) 집으로 돌아온 그녀가 천냥 보따리를 풀자 중풍(中風)에 걸려 누워 있던 남편(男便)이 눈이 휘둥그레져 사연(事緣)을 물었다. 주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노파(老婆)는 이제 반신불수(半身不遂)가 된 영감이 겁나지 않아 그때 그날 밤 일을 자세(仔細)히 얘기해 줬다. 그러자 영감이 버럭 화를 내며 하는 말이 "야, 이 바보 천치 같은 여편네야! 기왕 주는 거 한 번더 줬으면 이천 냥은 받았을 것 아닌가!"
    백년설 / 번지 없는 주막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