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보는 글

하부지! 하부지! 바보새가 뭐야요?

체리77 2018. 8. 18. 09:00
    하부지! 하부지! 바보새가 뭐야요? 관련 이미지 열 살이 넘었는데도, 할아버지를 하부지라 하면서 어둔한 발음에 눈꼽 낀 눈을 껌벅이며 천진스럽게 물어보는 손자를 보며 할아버지는 가슴이 또 먹먹해졌습니다. “왜, 누가 그러던?” 손자는 좁고 둥근 어깨를 누그러뜨리며, 크고 둥근 눈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albatros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응. 동네 애들이 나보고 바보새라고... 바보새가 뭐야?” 할아버지는 손자를 가슴에 쓸어안았습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이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안타까운 심정으로, 가슴까지 와 닿는 수박만한 머리를, 갓난아기같이 기대고 있는 손자를 안고 망연했습니다. albatros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다운증후군. 정신지체에 신체의 기능마저 온전치 못한 손자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세상의 근심이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같이 명랑하고 행복하기만 한 손자였습니다. 또래 아이들이 놀려도, 짖궂게 괴롭혀도 헤헤거리며 그저 좋아하는 손자를 볼 때마다, 전생에 무슨 죄가 있어 아들 내외에게 이런 자식이 태어났나 하는 탄식과 함께 내 죄도 거기에 한 몫 있는 양 가슴이 찔려 왔습니다. albatros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응. 바보새란...” 할아버지는 조용하게 말을 했습니다. “훌륭한 새를 말하는 거란다. 바보새는 어렸을 적에는 잘 걷지도 못하고 날지도 못하고 뒤뚱거리고 다녀서 사람들이 바보같다고 하는데, 어른이 되면 훌륭한 새가 된단다. 바람이 불면 다른 새는 다 둥지에 숨는데 바보새는 바다로 나가서 그 바람을 타고 이 세상에서 가장 멀리 날 수 있고, 가장 높이 나는 큰 새가 된단다. 그래서 세상을 구하는 새가 된단다.” 손자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싶었습니다. 바보새라고 놀림을 받는 손자가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손자가 이해를 하는지 마는지 알 수 없지만, 열심히 바보새를 훌륭한 새라고 추켜세워 주었습니다. 손자는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할아버지를 눈이 뚫어져라 바라보며 바보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lbatros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알바트로스. 할아버지는 알바트로스가 바로 바보새라고 불리워진다는 것을 생각해 내곤, 바보새가 자라면 알바트로스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손자에게 알바트로스를 이해시켜 줄 수 있을까요? 손자는 이튿날 할아버지에게 또 물었습니다. “하부지, 하부지, 바보새가 뭐야?” 할아버지는 손자의 물음에 깨달아지는 점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바보새가 무엇인지 안다.’ 바보새가 훌륭한 새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고무되어 있는 것입니다. 칭찬과 격려를 자꾸 듣고 싶은 것입니다. albatros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할아버지는 그림책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바보새에 대해 그림을 보여 주면서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고개를 흔들며 주걱 같은 넓적한 발로 어기적어기적 걷는 새. 날개가 너무 커서 땅 위에서는 날개를 질질 끌며 뒤뚱거리며 걷는 새. 새인데도 날지 못하는 새 바보. 그러나 어른이 되면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가 절벽 위로 힘겹게 기어 오르는 새.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다른 새들은 다 숨어버리는 날, 강한 바람에 맞서 절벽에서 몸을 던지는 새.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긴 날개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싣고 바다를 가로질러 나는 새. 긴 날개를 꼿꼿이 펴고 날갯짓 한번 없이 수백 킬로미터를 활공하면서 바다를 일주하는 새. 아침 한 끼 새끼의 먹이를 찾아 대양을 횡단하는 새. 그리하여 세상을 구하는 새. 땅에서는 바보라 불리며 비참한 신세였지만, 하늘에서는 가장 멋있는 새들의 왕자. 그 근사하고 늠름한 모습.” 관련 이미지 할아버지는 알바트로스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손자에게 용기를 줍니다. “바보새야. 너는 나중에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큰 새가 될 거야.”
    Richard Abel / Canadian Bird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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