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범죄◈
어느날 우리 집 개가 마구 짓길래 나가 봤더니
이상한 하얀 물체를 물어다 놓고 짖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허걱~
옆집 딸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하얀 토끼가
흙이 잔뜩 묻은 채 죽어있는 게 아닌가...
"아!~ 이걸 어쩐다...
저 망할 눔의 강쥐시끼!!.."
지난번에도 옆집 가서 똥 싸고 와서 욕을 먹었는데
그 다음날 저시끼가 몰래가서
또 똥을 싸고와서 혼날까봐 흙으로 살짝 묻고 왔었다.
그후로 옆집 딸들이 놀다가
똥을 밟았다고 난리가 났었다.
아!~ 이 망할 눔의 개시끼!!
아!~ 이 망할 눔의 개사랑!!
고민끝에 잡아 먹을까 하다가
완전범죄를 저지르기로 했다.
죽은 토끼를 표백제에 넣고 깨끗이 세탁했다.
드라이기로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향수도 뿌렸다.
이 정도면 자연사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담 너머로 아무도 없는걸 확인한후
살금살금 넘어가서 토끼우리에 예쁘게 넣어두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조금후에 옆집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난리가 났다.
나는 시침 뚝떼고 담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무슨일 있나요??.."
하고 물었다.
그 집 딸들과 아저씨는 새파랗게 질린 채
" 토...토끼가...토끼가..."
하면서 말을 잊지 못 했다.
나는 양심을 쓰윽 문질러버리고
"토끼가 어쨌다는거유우?.."하도 묻자
토끼 주인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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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친놈이 죽어서 땅에 묻은 토기를 파다가
깨끗이 빨아서 토끼장에 도로 넣어 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