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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병이 아니라 꽃입니다,

체리77 2013. 1. 30. 03:37

 

 

 

 

 

꽃병이 아니라 꽃입니다,

 

 

 

어느날

누군가 당신에게 근사한 꽃병을 하나 갖다 주었습니다,

특이하고 아름다운 꽃병이라서 너무나 기쁘고 애착이 갑니다,

어디 두면 가장 잘 어울릴까 궁리하며

이리 저리 자리를 잡아보게도 됩니다,

그리하여 그렇게 어딘가에 둔 꽃병이 눈에 띌 때마다

뿌듯하고 기쁩니다,

 

하루는 꽃집에서 노란 장미를 사다 꽂아놓았습니다,

아! 꽃병이 몇 배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꽃이 시들면 새로 꽃을 사왔습니다,

누가 꽃을 선물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종류의 꽃을 사다 나르는 사이에

어느덧 꽃병은 점점 평범해지고 대신 꽃이 더 중요해집니다,

꽃병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그저 꽃을 꼽기 위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그 사람의 생김새,

인상, 말투 등으로 그 사람의 존재를 정의하게 됩니다,

일부러 그렇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진가는 그 사람의 정지된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즉, 그 사람을 찍어놓은 사진으로는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없고,

그 사람의 동영상을 보아야만 그 참된 가치를 알게 됩니다,

 

꽃병은 그것 자체로 정의된다기보다는

그것이 품는 꽃에 따라 그 가치가 좌우됩니다,

아름다운 꽃은 꽃병을 아름답게.

향기로운 꽃은 꽃병을 향기롭게 만들어 줍니다,

 

비록 투박한 꽃병이라 해도

날마다 싱싱한 야생화로 채울 수 있다면

그것을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이 지금은 초라하다 해도 어떻게 행동할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보잘것 없는 화분이라 해도

어떤 꽃을 품을지는 선택의 결과입니다,

 

 

--- 행복한 인생 글, 김승일 --

 

 

 

출처 : 글쟁이의 휴식과 여유
글쓴이 : 경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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